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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등대 해안선 동해안

[박상건 시인의 섬을 걷다]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추암해변·무인등대


역동적 동해서 재충전…일출과 일몰 무렵 함께 젖어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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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역동적이다. 그래서 찌든 삶을 재충전하는 힐링 바다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동해안은 신생대 4기에 대단층운동으로 일본열도가 대륙에서 분리되면서 생성됐다. 서해안, 남해안과 달리 바다가 깊고 암석, 사빈해안이 발달했다. 이런 지형적 조건으로 말미암아 동해여행에서 거센 파도가 바위를 때리는 모습만으로도 생동하는 삶의 에너지를 얻는 정서적 효과가 크다. 

그런 파도가 조용히, 무심히 스러져 갈 때, 이왕이면 해가 뜨거나 노을이 질 무렵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런 긴 여운을 가슴에 안고 파도와 함께 백사장에 젖어 들면서 여행자는 바다는 한 호흡으로 동행하고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추암 해변 일출맞이 여행객들

그렇게, 높고 넓게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와 기암괴석, 일출이 어우러진 동해 명소 중 하나가 추암이다. 추암은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위치한다. 추암은 자연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미묘한 해안절벽과 함께 그리움과 아늑함까지 짙게 밴 바다다. 추암은 1997년 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 10선’으로 선정한 곳이다. 

특히 촛대바위와 주변의 크고 작은 바위섬 군락은 장관이다. 눈을 들어 앞바다를 바라보면 망망대해이고 이따금 희끗희끗 어선의 항해가 보이고 바다 위로 솟은 여러 등대를 통해 바닷속에는 암초가 많은 해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추암 촛대바위는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기암괴석을 이룬 해변에 우뚝 솟은 촛대바위 사이로 아침 해가 찬란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감동적이다. 이 촛대바위에는 전설이 있는데, 추암에 살던 한 남자가 소실을 얻은 뒤 본처와 소실 간의 싸움이 심해지자 하늘이 노해 벼락을 내렸는데 남자만 남겨 놓았고 홀로 남은 남자의 모습이 지금의 촛대바위 모습이라는 것이다. 하늘을 찌를 듯 바다 위로 솟구친 촛대바위는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촬영 명소이기도 하다. 

촛대바위 일출 장면

촛대바위 주변으로는 거북바위, 부부바위, 형제바위, 두꺼비바위, 코끼리바위 등 여러 형상의 다른 바위들도 절묘한 풍경을 자랑한다. 

촛대바위와 여러 기암괴석이 분포한 지역을 능파대라고도 부른다. 조선 시대 도제찰사를 지낸 한명회가 촛대바위 주변 절경에 감탄해 ‘미인의 걸음걸이’란 뜻의 능파대라고 이름 붙인 정자가 있는데 능파대에서는 해가 진 이후부터 밤까지, 새벽 일출 전에 어둠 속에서 조명으로 투영한 각양각색의 이색적인 암석들을 만날 수 있다. 

능파대의 ‘능파(凌波)’는 파도 위를 걷는 것 같다는 뜻이다. 그런 파도처럼 미인의 가볍고 아름다운 걸음걸이라는 뜻으로도 표현한다. 그러니 능파대는 추암 바닷가에 솟은 산과 바위들을 통칭하는 말인 셈이다. 능파대가 자리 잡은 곳은 군 초소 전망대가 있었던 자리였다. 

능파대

능파대 주변은 인근 하천과 파랑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쌓여 연결된 육계도다. 육계도는 제주 성산포 일출봉과 고성 화진포, 양양 죽도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암석 기둥은 라피에라고 부른다. 라피에는 하천과 파랑으로 인해 석회암이 지하수를 통해 운반된 경우이다. 그런데 촛대바위 등은 온전히 파도와 바람의 침식작용으로 깎인 형태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암석 기둥인 시스택에 해당한다. 세계자연유산인 ‘중국의 석림’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지리학적 그 가치가 뛰어나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한국의 석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능파대 건너편에 해암정이 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로써 고려 공민왕 때 삼척 심 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지은 정자로 종중에서 관리 중이다. 심동로는 어린 시절부터 글솜씨와 학문이 뛰어나 관직에 진출했는데 고려 말 국정 혼란기에 간신배들 행위에 낙심해 귀향하여 해암정에서 후학을 이끌고 정진했다. 

능파대 암석기둥들

정자는 정면을 제외한 3면을 모두 판문을 달았고 전면부는 ‘들어열개문’을 달아 완전히 개방했다. 송시열이 함경도 덕원으로 유배가던 중에 해암정에 들렀는데 촛대바위 기상과 동해의 장엄한 일출 풍경과 떠나는 길목의 아쉬움 담아 ‘초합운심경전사’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촛대바위 좌측 해안에 출렁다리가 있다. 2019년 만든 72m 길이의 해상출렁다리에서는 촛대바위와 수중의 기암괴석, 해안 절경과 촛대바위 주변의 여행객들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출렁다리와 추암 해안 길은 해파랑길 33코스다. 이 구간은 동해의 확 트인 푸른 바다를 걷기에 제격이다. 

추암 출렁다리

촛대바위와 출렁다리, 추암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 풍경을 두루두루 돌아볼 수 있도록 동선이 연결된 해안에 추암조각공원이 자리한다. 조각 전시장과 야외무대, 휴게시설, 주차장을 갖췄다. 

이어 파도 소리가 아름다운 추암해변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주 한적하고 분위기 만점의 해변이다. 추암해변은 겨울연가 촬영지였다. 추암해수욕장 백사장 길이는 150m이고 수심이 얕고 조용해서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 

추암해변은 저녁 무렵에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 이른 아침에는 일출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앞바다에 세워진 6~7개 무인 등대 사이로 떠오른다. 좌측 해안선을 따라 촛대바위로 갈 수 있는데 그 길목에서 만나는 첫 번째 바위가 형제바위다. 정말 형제처럼 다정하게 서 있다. 해안 길을 더 가면 삼형제바위이다. 

추암 삼형제바위

추암해변에는 소소한 볼거리와 오징어, 멍게, 소라, 해삼, 광어 등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맛집과 편의점, 카페 등 다양한 상가가 들어서 있다. 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해암정과 능파대 앞, 촛대바위 주변 갯바위가 감성돔 포인트다. 

추암해변 한 편으로 리조트와 펜션 단지가 있고, 오토캠핑장이 있는데 숙영지 바로 옆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고 자동차 캠프장과 예약자가 텐트를 준비해 사용하는 일반 캠프장이 있다. 주차요금은 무료이고 시설사용요금은 별도로 지불한다. 조용한 해변에서 해돋이 감상과 물놀이,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바다 여행 코스다. 

촛대바위 일출

촛대바위와 추암해변의 정취를 계속 즐기고 싶다면 추암해변~천곡황금박쥐동굴~무릉계곡 코스 여행을 이어가거나, 추암해변~묵호항~망상해변 연계 여행 코스가 좋다. 해안선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7번국도를 따라 동해를 감상하는 방식, 강릉에서 삼척해변까지 53km 구간을 운행하는 바다열차를 타고 동해를 조망하는 방식이 있다. 바다열차는 차창 밖으로 동해를 감상할 수 있고 기차 내외부 디자인이 동해 풍경으로 꾸며져 특별한 느낌이 만끽할 수 있다.

동해시 추암으로 가는 길은 대중교통의 경우 동해역이나 동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61번, 162번 버스가 1일 5회 운행하고 기차는 강릉역에서 1일 3회 바다열차가 운행하는데 추암역까지 1시간 10분 소요된다. 승용차는 7번국도~효가 사거리에서 삼척 방향 직진~주유소 좌회전~추암마을 코스다. 문의: 동해시 관광과(033-539-8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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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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